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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잠 못 이루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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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병구 담임목… 작성일14-08-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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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밤에는 웬일인지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밤중부터 새벽기도 가기전 4시 30분
정도까지 몇 시간 동안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주일 설교
말씀을 생각하며 묵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9년 전의 일입니다. 1995년 여름에 한국을 방문할 때 경험한 일입니다. 한 인척이
밤 11시가 지난 시간에 자동차로 우리를 부산의 금정산 꼭대기로 데리고 갔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진풍경이었습니다. 산 꼭대기의 길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있거나 누워 있었습니다. 열대야의 더위 때문에 피서하느라 밤중에 산꼭대기에 올라와 있다는
것입니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산에서 밤을 지내고 그 다음날 아침에는 직장으로 일터로 출근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만 해도 대한민국에는 냉방 시설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 여름에는 더위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습니다. 질병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밤새 신음하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직장이나 사업의 어려움 때문에 고민하며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간적 배신과 사랑을 잃어서 슬퍼하고 눈물 흘리며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라크를 비롯한 극단적인 모슬림의 핍박이 심한 지역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은 하루 하루가
고통의 시간들입니다. 그들은 집과 일터를 잃고 물도 음식도 없는 산악지대를 피난처로 삼아
이리 저리 방황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우리의 잠 못 이루는 밤 이야기가 호사스럽게만 들릴
것입니다. 혹시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을 맞이하시면 고통 속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지금까지 평안한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을 감사하십시오. 저는 잠 못 이루는
밤 때문에 이 목회칼럼도 쓸 수 있고 설교 말씀도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었기에 범사에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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